내 정모썰 중에 가장 슬펐던거

몰라 2016. 10. 19. 19:33 Posted by Fluorine

난 와우에서 특이하게 레이드 투기장 이런것보다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게 좋아서


초보자를 제대로 도와주고 싶어서 길드를 만들어서 들어오는 사람들 다 도와주고 그랬었다.


남자건 여자건 나이가 어리건 많건 상관없이


길드원이 도와달라는거 있으면 다 도와줬다. 업적하고 싶다는 길드원 있으면 밤새 인벤에서 공략법 공부해서라도 도와주고 그랬는데


그래서일까? 왠지 모르게 나한테 호감을 품은 여자 길드원이 꽤 있었어


길드 단톡방이 있었는데 꼭 갠톡으로 말도 걸어주고 뭐하냐고 시간 있냐고 장난스럽게 물어보는 사람들



그중에 나한테 굉장히 적극적으로 대시한 여자 길드원이 한명 있었는데


나랑 나이차이가 4살이나 났는데도 이상하게 동갑이랑 이야기하는것처럼 말도 잘통하고 성격도 비슷해서


하루종일 전화도 하고 카톡도 하면서 정말 연인이라도 된것처럼 달달한 시간을 보냈었다.


그렇게 한달 정도 지나니까



여자쪽에서 먼저 만나자고 하더라.


나도 이 여자한테 호감이 있어서 당연히 만나고 싶었는데. 솔직히 난 정말 못생긴편이거든. 누가봐도 못생겨서 이 사람과 알고지낸 3개월동안 사진 한장 준적 없어서


"넌 내 얼굴도 모르잖아." 라고 말했더니 자기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얼굴 안본다고. 너가 어떻게 생기든 좋아해줄수 있다고 당돌하게 말하길래 나도 자신감이 생겨서


그럼 말나온김에 바로 이번주 주말에 만나자고 했지.



.


그렇게 해서 만났는데 ... 여자는 날 보자마자 딱봐도 실망한 듯한 표정과 눈빛을 짓더라구... 전화할떄는 그렇게 살갑게 "오빠-!" "응응 맞아" 하면서 살갑게 말하던 애가 갑자기

"..아.. ㅎㅎ 응..". 이렇게 대응하는거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 원래는 영화보고 밥먹고 카페갔다가 저녁먹고 헤어지자고 약속을 했는데 ...

영화보고 나더니 갑자기 전화받는 시늉을 하면서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할거 같다고 막 그러드라고...

난 여기서 눈치없이 "무슨 일이야?" 라고 묻지 않았어. 그냥 .. 그냥.. 그렇게 보내버렸어.


그 뒤로 그 여자는 나한테 카톡하는 일도 전화하는 일도 없었어.


게임에 접속하는 시간도 확 줄어들더니


어느날 갑자기 우편 하나만 덩그러니 남겨놓고 사라지더라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난 이게 너무 슬퍼서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